일본은 요괴왕국이라 해도 될 만큼 그들의 전래 설화에서 무수히 많은 요괴를 창조한 나라이다. 일부에서는 폐쇄적인 섬나라의 생활에서 오는 공포심이 무수히 많은 요괴 설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도 내려와 그들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의 소설, 코믹북, 애니메이션에서 간간히 접해볼 수 있었던 수많은 요괴들을 모아서 관람할 수 있는 영화가 이 작품이다. 영화 소개에 50여종의 요괴가 나온다고 하였으나 영화를 보면서 파악은 안되나 최소한 “지옥 선생 누베”란 코믹을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요괴들은 모두 만날 수 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를 따라 도쿄에서 시골로 전학온 주인공은 이지메를 당하는 괴로운 생활을 하는 소심한 소년이지만 마을의 전통 행사에서 “기린소시”라는 영웅으로 뽑혀 요괴들과 대적하게 된다는 아동 액션 영화이다.
분장을 한 요괴들과 3D CG를 사용한 특수효과로 요괴들이 등장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주어 성인들이 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홍콩 액션 영화 못지 않은 와이어 액션도 볼만한 장면이다.
특히 마지막의 요괴 군중씬은 지브리의 폼포코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요괴 축제같은 분위기를 보여주어 긴장해야 하는 클라이막스에 실소를 내게 하는 엇박자 같은 모습같았지만 그 나름대로 신선한 흥겨움을 주기도 하여 요괴들의 잔치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일 놀라웠던 것은 감독 때문이었다. 미이케 다카시는 “오디션”, “이치 더 킬러“, “착신아리” 등 피냄새 나는 폭력장면과 공포의 대가인 사람이다. 그러한 감독이 폭력과 피를 자제하고 아동용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제브라맨으로 아동영화에서 실패를 한 셈이었는 데도 다시 도전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미이케 다카시는 이 영화로 일종의 명예회복을 한 셈이 되었는 데 자신의 특기인 공포물은 아동용 영화에 맞게 수위를 조절해서 일본 전래의 요괴들을 때로는 깜짝스럽게, 때로는 잔인하게 그려내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역겨운 피냄새는 없앴다. 그러한 점에서 미이케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요괴를 잘 그려내었지 않았나 싶다.
미이케 다카시의 피비린내 나는 폭력을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생소할 수 있겠지만 캠핑가서 한밤 중에 모닷불앞에서 재미있게 공포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