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 언어 예술의 미학적 코미디

달콤, 살벌한 연인 – 언어 예술의 미학적 코미디


오랜 연기생활로 연기자로 알려지기는 했으나 항상 스포트라이트의 주변에 있던 박용우가 “혈의 누”에서 비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이후 첫 주연으로 연기한 영화라 그에 대한 관심으로 보게 되었다.

최강희가 분한 이미자라는 캐릭터도 우연이든 필연이든 수차례의 살인을 저지른 여자이지만 평범한 여자처럼 행복한 사랑을 꿈꾸는 모순된 매력적인 인물이기는 하나 박용우가 분한 황대우란 캐릭터에는 묻히는 감이 없지 않았다.

서른 넘도록 연예 한 번 못해본 숫총각의 자기 방어적인 표현을 내뱉는 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시작한 그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하였다. 인터넷 용어를 내뱉고, 얇팍한 지식, 비논리적인 혈액형과 별자리를 이야기하는 여자들을 비꼬는 듯한 말을 하지만 사실 그것은 연예를 하지 못하는 자들의 자기 방어적 변명아니겠는가. 그것을 너무도 사실스럽고 뻔뻔하게 이야기하기에 웃을 수 밖에 없게 하였다.

그러한 황대우가 이미나를 만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지면서 보여주는 닭살아닌 닭살 연기 또한 로맨틱하다기 보다는 코미디를 보여주였다. 그러면서도 한마디 한마디 대사에 웃음의 코드를 놓치지 않고 말하는 황대우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 또한 있는 데 그것은 코미디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게 된 살벌한 연인이라는 스릴러의 재미였다. 살인을 했다는 비밀을 가진 여자라는 소재에서 가져오는 미스테리와 스릴의 긴장감이 코미디에 묻혀 버린 것은 조금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래도 사건이 점점 커지는 이야기 진행과정에서 결말을 어떻게 내려고 저렇게 사건이 부풀려지나 하는 걱정을 황대우라는 캐릭터라면 저렇게 결말을 내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공감을 끌어낸 박용우의 캐릭터 분석과 연출이 영화의 끝까지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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