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모두 끝마쳤다. 스팀에서 게임 플레이 시간을 보니 16시간만에 끝마쳤다. 플레이 시간이 짦은 편에 속하는 게임이다. 툼 레이더 리부트보다 빨리 끝냈다. 툼 레이더는 일단 엔딩을 보고 못찾은 아이템을 다시 찾느라고 25시간을 플레이 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툼 레이더는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데, 이 게임은 다시 진행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위의 사진은 엔딩을 본 후 변경된 첫화면이다. 캐서린의 모습인 듯…
왜 다시 해보고 싶으냐면, 무심코 지나온 이야기들을 되새김하고 싶어서랄까…
이 게임은 오픈월드 방식이 아니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임이다 보니, 지나온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무심코 넘겨온 사실들의 수수께기들이 맞추어가며 엔딩을 맞이할 때, 지난 이야기들을 다시 보고 싶어지게 하는 게임이다.
암네시아 제작사가 제작한 게임이라 공포스러움이 많을 줄 알았는 데, 생각보다 공포적인 부분은 "에일리언 아이소레이션"에서 많이 즐겼고, 요령이 간단해서 공포스러운 부분은 많지 않았다.
암네시아와 페넘브라가 워낙 공포스럽다고 유명하였고, 그 게임들의 특징이 기존 액션 게임과 달리 괴물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피해만 다녀야 하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고 하였는 데, 이 게임도 괴물들을 건드릴 수는 없고, 도망만 다녀야 하지만,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 숨박꼭질하는 기분이 들었다. 숨거나, 뱅뱅 돌거나 하는 요령만 늘었다.
그리고 위의 이미지처럼 근처에 있다면 전파 장애같은 노이즈가 나타나서 미리 알 수 있기에 갑툭튀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없어서 미리 준비가 가능하여 공포스러움은 그다지…
유일하게 무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있었는 데, 이것도 로봇을 멈추게 하는 데 사용하고는 더 이상 사용이 안된 무기였다. 유일한 총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이 게임의 공포는 오히려 스토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주인공은 2015년 뇌 스캔을 받고 갑자기 2103년으로 추정되는 미래에서 정신을 차리는 인물이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하면서 결국 거울을 통해 자신이 인간이 아님을 알게 되는 장면인 데, 이것부터 이 게임의 공포스러운 설정이 들어간다.
인간의 존재성에 대한 물음!
데이터로 스캔된 정신으로 몸을 갈아탈 수도 있는 세상.
인간은 존재는 육체에 있는 것인 지, 정신에 있는 것인지에 물음.
더욱이 캐서린은 미니컴퓨터인 옴니툴에 묶여 있어도 괜찮다고 하는 존재로 나온다.
여기에 WAU라는 인공지능과 WAU를 제거하기 위한 존재마저 인간의 존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엔딩에서 주는 여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과연 그것들이 최선의 방법이었는 지…
과연 그 방법이 인류의 최선의 방법이었는 지…
진정한 공포는 괴물의 숨박꼭질이 아니고, 스토리에 있었다.
다시 진행해도 좋을 게임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선택의 순간이 몇가지가 있었는 데, 엔딩은 한가지 뿐인 거 같아 아쉽다. 해보진 않았지만, 암네시아의 경우 멀티 엔딩이라고 하던데, 이 게임은 분명히 분기점으로 보이는 선택의 순간이 있었는 데, 멀티 엔딩이 아니어서 아쉽고, 또는 에필로그를 더 다양하게 만들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스토커 콜 오브 프리피야트의 엔딩이 게임 진행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필로그를 보여주었던 기억이 있는 데, 그러한 엔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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