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생활 형태의 미세한 변화를 읽어내고, 국가통계를 활용하면 경쟁자가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인 ‘블루슈머’를 찾아낼 수 있다. 통계청은 최근 2~3년 새 발표된 한국의 사회지표, 인구통계, 생활시간 조사 등 국가통계를 분석해 국내 기업들이 올해 주목해야 할 ‘블루슈머’ 6개를 23일 선정했다. ‘블루슈머’는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뜻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이다.
#이동족(Moving Life)
통계청의 ‘2004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의 하루 평균 이동시간은 1시간40분으로 1999년(1시간35분)에 비해 5분 늘었다. 2004년 10세 이상 인구가 42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 전체의 하루 평균 이동시간이 5년 새 350만 시간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동 중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무선 헤드폰 등은 이미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건국대 김진영 교수(경제학)는 “이동하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무선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서워하는 女(Scared Women)
강력범죄의 증가로 여성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05년 살인과 강간은 2003년보다 각각 8%와 13% 늘었으며, 강간은 2000년에 비해 68% 증가했다.
특히 여성 혼자 사는 1인 가구 수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의 11%(175만3000가구, 2005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여성의 안전과 호신에 대한 필요성을 증대시켜 무인경비 서비스를 비롯해 디지털 도어록, 호신용 전기충격기, 휴대전화 호신 서비스 등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피곤한 직장인(Weary Worker)
주5일제 실시로 직장인의 육체적 노동시간은 줄어든 반면 피로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의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줄 수 있는 차 전문점, 스파, 펜션, 댄스학원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침 사양족(Hungry Morning)
지난해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인구는 746만1000명이며 절반 수준인 370만8000명이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침식사의 영양학적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는 추세다. 아침 배달 서비스, 아침용 건강음료, 즉석죽, 포장용 조각케이크, 커피 전문점의 모닝 세트 메뉴 등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해태음료 장성혜 브랜드매니저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아침식사 대용 음료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에 좋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이 전체 식음료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하는 엄마(Working Mom)
지난해 30~50대 여성 취업자 수는 639만명으로 2000년(547만명)보다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전체 취업자 수 증가율(10.7%)보다 6%포인트 높다. 일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교육하는 에듀시터(edu-sitter), 아이들을 돌봐주고 놀아주는 플레이 튜터(play tutor), 로봇 청소기, 지능형 가전제품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살진 한국인(Heavy Korean)
국민들의 지방질 섭취량과 칼로리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다. 2000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있던 국민 1인당 하루 총 열량 공급량은 2003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2005년에는 3014kcal로 조사됐다. 반면 건강과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가공팀 김운아 팀장은 “음식점의 칼로리 표시제, 식품업계의 트랜스 지방표시제 시행 등으로 올해는 무지방, 무칼로리 상품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관철기자 ok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