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는 무한도전에서 처음 알게 된 곳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일본에서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를 신청한다고 하는 뉴스에서 먼저 접했으나, 그 당시에는 스쳐지나가는 감정이었다면 그 실체를 알게된 것이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을 통해서였다.
그 이 후 송중기가 전역을 하면서 처음 찍는 영화가 이 영화라는 것을 통해 군함도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식민 지배를 받던 그 암울한 시기에서도 가장 막장의 세계를 어떻게 그려낼 지…
영화에 대한 정보는 없는 상태에서 본 것이었다.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란 것은 이 영화가 탈출액션영화라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같은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탈출영화를 보았다. 바로 덩케르크였다.
덩케르크는 승전국의 관점에서 본 그들의 자랑하는 역사를 다큐멘터리적 서술형 영화라고 한다면, 이 영화는 식민 지배를 받은 피해자의 관점에서 본 판타지 영화였다. 승전국의 입장에서는 사실 그대로를 보여줘도 아쉬울 것이 없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암울한 현실이라 이 영화에서 보여준 판타지가 오히려 마음에 와 닿았다.
류승완 감독이 인터뷰에서 군함도의 인간들이 군함도를 벗어나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는 것에서 의도한 영화적 장치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OSS요원 박무영으로 나온 송중기의 모습도 영화적 요소이고…
그러나 영화의 기저에 깔린 강제 징용과 차별적 탄압과 인권이 무시된 식민지 조선인의 모습을 보여주려한 점은 다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친일파 부역자에 대해 표현한 부분이 좀 더 다양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김민재가 연기한 송종구라는 인물의 단순한 부역자에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부여하거나, 다른 성격의 부역자를 보여주어 대비되는 모습이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기대했던 영화와는 달랐지만, 역사에 기초한 판타지 액션 영화로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핑백: 반도 - 재미는 있지만 현실성없는 판타지스런 좀비영화 - rhino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