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슈퍼맨이란 정식 명칭을 버리고 맨 오브 스틸이란 제목을 사용했을까?
일단 그런 의문이 들었다.
2006년 슈퍼맨 리턴즈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기 싫어서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영화는 앞으로 DC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의 시발점이 되는 영화이기에 아무래도 제작진에서 많은 고민을 둘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슈퍼맨의 리부트이고 내년에는 벤 애플렉이 배트맨으로 리부트되어 슈퍼맨과 같이 나오는 배트맨 V 슈퍼맨의 시작점인 영화이다. 이 후 2017년 저스티스 리그가 시작된다.
또한 이 영화 자체로만 보면 슈퍼맨 영화 중 가장 인기 있던 크리스토퍼 리그가 슈퍼맨 역을 했던 시리즈의 프롤로그 적인 영화라 슈퍼맨이란 이름의 부여에 당위성을 주기 위해 제목을 슈퍼맨이라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스스로 슈퍼맨이라 부르지 않고 남들이 슈퍼맨이라 먼저 부르는 것으로. 즉, 슈퍼맨이란 이름은 인간들이 지어준 것이라는…
영화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시리즈 1과 2의 부분을 짜집기 했는 데, 그것은 조드장군의 출연 때문이다. 시리즈 2에서 등장한 조드가 얍삽한 악인이 캐릭터에서 크립톤 종족의 부활을 꿈꾸는 독선적인 인물로 변화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종족과 지구인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을 겪는 칼엘의 모습이 이 영화의 한 축이다.
그런데 솔직히 이들의 말하는 대사들이 왜 중2병 환자들의 느끼함이 느껴지는 지… 개똥철학에 천상천아 유아독존적인 멘트들…
심각함보다는 닭살돋는 멘트들로 10초 앞으로 돌리기 위해 -> 자판을 누르는 나를 느꼈다.
이 영화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제작자가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칼엘의 아버지로 러셀 크로우가 나오고 켄트의 아버지로 캐빈 코스트너가 나오는 점이 그렇다. 물론 켄트의 어머니로 다이안 레인이 나오는 것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이다. 아직도 네임 밸류가 높은 배우들이고. 근데 아버지, 어머니의 보조적 역할이라니… 이들이 벌써 이런 역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이라 나름 어울리긴 했다.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해도 주연으로 해야 할 사람들이 조연이라니…
그리고 스토리와는 별개로 화면의 역동적인 액션과 효과는 감독 잭 스나이더의 역량이 잘 나타내었다. 광고감독으로 시작한 사람답게 감각적인 화면연출은 300과 써커 펀치에서 보여주었던 과장된 화면연출이 여기에서는 절제되었지만 빠르고 역동적인 감각연출로 비주얼로는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일단 내년의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이 시리즈의 향후는 조금 기대를 해 보게 하였다. 단, 스토리의 구성을 너무 닭살스런 개똥철학으로 치장하지만 않으면 좋을텐데…
DC코믹스는 영화 시작에 타이틀장면에 관심이 없는 듯 싶다. 레젼드리 나오는 장면 뒤에 비슷한 톤으로 살짝 지나가는 것으로 끝내다니 말이다. 스파이더맨이나 어벤져스의 마블 코믹스는 자사 캐릭터의 영화 타이틀에 그들만의 독특한 장면을 넣는 데 비해 썰렁함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