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3탄 – 오사광장에서 이촌시장을 거쳐 저녁식사까지

감상기 3탄 – 오사광장에서 이촌시장을 거쳐 저녁식사까지

3탄을 시작합니다.

지난 밤의 짦은 잠으로 인해 잠깐 버스에서 졸게 되었다. 그랬는 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내리는 것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일단 내렸다. 그래서 사람들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내린 곳은 바로 오사광장이었다. 일요일 휴일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서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면 즐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바다를 끼고 있고 푸른 잔디밭과 곳곳에서 보이는 중국 전통 연들의 모습이 색다른 광장이었다.

광장의 한가운데에는 “오월의 바람”이라고 하는 조형물이 있었는 데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반드시 찍고 싶어지게 할 정도로 멋있었다.

다시 버스로 돌아가는 길에 탁구님이 하나의 퀴즈를 내었다. 바로 줄지어 늘어선 자판기들을 보면서 한국과 다른 차이점을 알아맞추라는 것이었다. 답은?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


그리고 중국의 택시를 하나 찍었다. 실제 청도에서 타고 다녔던 택시는 파란색이 아닌 빨간색을 타고 다녔었다. 사진의 택시와 달리 우리가 탔던 중국 청도의 택시 특징은 운전석과 손님석의 사이에 쇠파이프로 격벽을 쳤었다는 것이다. 미국 영화에서 보던 엘로우캡의 모습과는 다른 무서운 느낌이었다. 마치 경찰의 호송차와 같은 느낌이었다. (택시 이야기는 나중에 밤 이야기를 할 때 다시…)


이제 버스에 올라타 베이하이 호텔로 가려고 하는 데 지각회원이 있었다. 그로인해 조금 연착. 아둥님이 고생하시고 모든 인원이 모여져서 드디어 베이하이 호텔에 도착하였다. 중국말로 “베이하이 삥관”


베이하이 호텔은 3성호텔이라고 한다. 외국인이 중국에 투숙할 때 법적인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3성 이상의 호텔에 묵어야 한다고 한다. 즉, 외국인에게 안전한 호텔은 3성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안전하다는 의미이지 편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슨 의미이냐 하면 시설이 한국의 장급 여관보다는 조금 못하기 때문이다.

일단 1층 홀에 모여 방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데 이 때 아둥님과 이기정님이 프론트의 종업원 두명에게 작업(?)을 거는 모습이 눈에 포착이 되었다. 사진을 찍을까 하다 그만두었다.(아쉽다 ^_^) 이 때 청도에서 우리를 많이 도와주신 민박집 사장님 이남근님을 만나게 되었다. 정식 인사는 한참 후에 했기 때문에 이 때에는 중국에 여러번 여행온 한국 여행객인 줄 알았다.( 죄송 ^_^)

방은 2인 1실로 배정을 받았다. 나는 권희정 형님과 1026호로 배정받게 되었다. 권희정 형님과 서먹한 상태로 짐만 풀었다. 그리고 나올려고 하는 데 옆방에서 san_jose님이었나 누군가가 세면대에 물이 내려가냐고 물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처음으로 화장실을 들어가보게 되었다. 세면대 물을 트니 내려가지 않았다. 세면대 물 빠지는 곳이 닫혀 있어서 열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방법을 찾지 못하고 결국은 식사시간이 있기 때문에 1층으로 내려갔다. (이 후에는 더 큰 일을 만들었다)


식당에 들어가서 처음 느낀 감정은 “이게 무슨 냄새지?”였다. 식탁에 검은 춘장같은 것과 마늘짱아찌같은 것이 작은 종지에 각각 담겨 있었는 데 이것으로 인해 나는 냄새 같았다. 마치 시골 오래되어 때에 찔은 식당에서나 맡을 수 있는 냄새였다.

이제 첫번째 중국 음식을 먹게 되었다. 하나씩 계속 나오는 중국 요리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기름지게 했다. 탕수육과 비슷한 것은 모두의 입맛에 맞고 계란탕은 너무 달작찌근하고 붕어 통채로 튀긴 것은 뼈 발라내기 힘들었다. (앗! 사진에 칠칠맞지 못하고 음식 버린 찌거기가…)

다들 배가 고팠는 지 아니면 아직은 서먹했는 지 그다지 많은 말을 하면서 먹지 않았다. 음식에 대해서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10여가지의 요리를 먹고는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김은영님과 옆의 친구분(이름이 기억이 안나서 죄송…)이 얼음물 “삥수이”을 주문했는 데 일반 물보다 약간 차가운 물이 온 것을 보고는 진짜 중국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찬 얼음물은 안마시는구나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름진 음식이라 그런지 자스민차를 자주 마시게 되었고 그것이 당연한 지 계속 리필하러 돌아다니는 종업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경험으로 인해 한국에서 식사할 때 물을 무의식적으로 자주 마시게 되었다 ^_^) 한국에서는 식사할 때 물을 자주 마시면 위산과다로 마시지 말라고 하는 데…

식사를 마치고 태동로로 가기 전에 잠깐의 여유시간이 있길레 바다를 건너오면서 몸에 붙은 끈끈한 불쾌한 감촉을 털어내기 위해 샤워를 했다. 바로 이것이 큰 사건이었다.

샤워기가 있는 욕조도 물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비누칠은 다 해버렸는 데… 결국 욕조에는 끈끈한 감촉을 유발했던 것들이 비누와 물과 함께 고여있게 되었다. (T_T)

역시 별 수단을 강구해보다 안되어서 일단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지각해서 10원의 벌금형을 받기까지 했다. (T_T)

이 때 김은영님이 정말로 고마운 정보를 알려주었다. 세면기와 욕조에 있는 물빠지는 구멍을 손가락으로 구석을 누르면 열린다는 것을. 너무 감사했다.


이제 버스에 올라타고 청도의 압구정이라는 “태동로”로 출발하였다. 상당히 폭이 넓은 도로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 상가들이 줄비한 이 거리가 태동로이다. 원래 계획은 10명단위로 조를 짜서 돌아다는 것이었는 데 모두들 생소한 중국거리와 안통하는 말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떻게 조를 짜야 할 지 어수선하였다.

중국말을 하실 줄 아는 탁구님, 이남근님, 그리고 중간에 잠깐 합류한 중국 여자분과 동행하시던 3명의 인원을 주축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단 발걸음을 옮기고 나서는 다들 서로 흩어져서 잘들 돌아다녔다.


일단 태동로에서의 첫번째 미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인들 틈속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신감과 물건값을 물어보고 사는 법을 익히는 것이었다.

물건값은 깍을 수가 없는 것이 정찰제였고 안깍아주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사게 된 것이 콜라였다. 가격을 묻자 3원이라고 했다. 한국돈으로 390원. 500ml 콜라가 한국에서는 길거리에서 1000원을 받으니 싸다고 느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콜라를 주문하고 반드시 “삥떠(찬거)”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탁구님이 말해주셨다) 말을 안했더니 밖에 있는 미지근한 콜라를 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때 가게 아줌마가 코카콜라가 찬 것은 1개밖에 없다고 하면서 펩시도 괜찮냐고 했다.(알아들었냐고? 표정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2개는 펩시, 1개는 코카콜라로 샀다. 모두 9원. 50원을 주고 10원짜리 4개와 1원짜리 지폐를 받았다. 50원 지폐를 건낼 때 이리저리 살피는 아줌마의 모습이 색달랐다. 과연 위조지폐가 많은 모양이다. 나도 검사할려고 했지만 뭐 알아야지…(일단 믿어야지)

동행들에게 나누어주고는 나는 코카콜라를 마셨는 데 이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 코카콜라 짝퉁이었다. 체리 쥬스맛의 콜라라니…(다행히 나만 당한 것이 아니었다 ^_^)

그리고 아맥전기라는 곳이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해서 갔었으나 일요일이라 그런지 영업을 하지 않았다. 대신 김기태님과 같이 가 본 곳이 태동로 길 건너편에 있던 큰 전자상가였다. 1층 입구에 대형 LCD TV를 전시하면서 이벤트도 하던 곳이었는 데 정작 내부로 들어가니 명색이 가전 제품 상가인데 찜통같이 더워서 핸드폰 매장 조금 돌아다녀보고는 나왔다.

가전 제품들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한국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다지 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에는 물가의 비교가 한국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까 콜라를 예를 들어도 콜라 한병에 3원인데 분식점 같은 곳에서 파는 좋아보이는 식사메뉴가 7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과는 물가의 비교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콜라 한병이 1000원이라면 식사는 5000원)


그리고 태동로는 비교적 문화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곳이지만 중국인들의 공중전화 문화는 우리의 옛날 모습을 연상케 했다. 조그마한 가게에서 일반 전화기를 꺼내놓고는 공중전화인 모양 장사를 하고 있었다. (절대 여자 뒷모습이기에 찍은 것이 아님)

태동로에서 겪은 위험한 상황은 내가 가지고 다니는 디카 때문인 지 그다지 만만해보이지 않는 나를 쫓아오는 인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가방과 내 눈치를 살피며 다가오는 인물. 너무 혼자 돌아다녔나 싶다.

그리고 돌아오는 배에서 소감을 이야기할 때 했지만 다시 한번 언급하는 것은 배꼽티, 핫팬츠, 미니스커트 입은 중국 여자를 본 적이 없다. 2008년 올림픽 이전에 이것을 잘 수출한다면 돈 좀 벌 수 있지 않을까 싶다.(난 의류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태동로 견학을 마치고 이촌시장으로 향했다. 이 때 중간에 합류했던 3명이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조금 지연되는 일도 있었다. 이촌시장은 태동로에서 북쪽으로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

이촌시장에서 처음 보게 된 것은 재래시장이었다. 느끼신 다른 회원님들도 있겠지만 이촌이란 지역은 현대적인 상권과 재래적인 상권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이 재래시장을 따라 위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나눠준 지도에 의하면 노산백화점을 경계로 번화가가 나온다.

흔히 중국하면 생각나는 차(茶)는 재래시장쪽에서 구입하면 좋고 싼 전자제품을 구입할려면 노산백화점쪽으로 가면 좋다.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물어보니 한국보다 20 ~ 30% 정도 싼 편이었다. 하지만 살 생각은 없었다. 백화점 내부는 한국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백화점 후문쪽으로 나왔는 데 젊음의 거리 번화가였다. 한글 간판의 약국도 보이고 미용실도 보이는 등 한국인들의 진출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젊은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또한 백화점에서 주최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거리에서 동양화를 경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비록 재래시장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이촌 시장을 벗어나 저녁을 먹으로 중국 식당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칭타오 피지우를 처음 마시게 되었다. 초록색병의 칭타오 맥주는 고급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맛은 한국에서 자주 마시던 뢰벤 브로이와 비슷했다.

음식은 호텔의 점심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코스 요리였고 역시 기름졌다. 사진에 보이는 김정환님, san_jose님, MindTrip님과 안보이는 몇명(^_^)과 함께 저녁을 즐겼다.

오늘은 여기까지. 갑작스런 맥주를 마시자는 회사사람들과 일차 맥주, 이차 노래클럽 등으로 새벽 1시에 들어와 글을 적기 시작하다보니 피곤이 솔솔…
[이 게시물은 라이노님에 의해 2008-04-15 18:59:56 여행후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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