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당에서 한국인의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발휘되지 못해서 중국에 진출한 일본 양판점 “자스코”는 방문하지 못한 채로 일행들을 실은 버스는 청도항으로 향하게 되었다. 대략 3시쯤에 도착하였다.
여기에서 일행들은 여정 중에 신청했던 보따리 판매 체험을 쌓기 위해 각자 신청한 품목들을 배급받았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보따리 판매를 직접 경험할 의사가 없었기에 신청하지 않았기에 정확히 어떤 품목인 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대략 “고추, 참깨, 흑미, 찹쌀, 참기름, 담배, 발렌타인 16년산 1병” 정도 되는 듯 싶었다. 농산물은 개인당 품목당 5Kg, 최대 50Kg까지 들여올 수 있지만 이번 체험에서는 25Kg정도 되는 분량을 구입하였다고 한다.
탁구님이 미리 신청해 두었기에 가방 하나에 깜끔하게 각각의 품목들이 포장되어 있어서 그냥 배급받은 채로 들고 들어오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부피가 있기에 불편은 하겠지만. 전체 가격은 얼마였는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8 ~ 9만원 사이였던 거 같다. 그리고 당시의 분위기는 많은 사람들이 신청해서 이것들을 나눠주시느라 바쁜 모습은 어쩔 수 없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나는 굳이 신청한 것이 있다면 칭타오 맥주 1박스였다. 24개들이 캔맥주 한박스로 이제는 다 마시고 없지만 (술은 잘하지는 않지만 더운 날씨라 집에 오면 가끔씩 홀짝 마시다보니 이제는 없다) 당시 구입가격이 인민폐로 75원이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9750원이었다. 나는 이것도 들고 다니기 정말 귀찮았다. 마실때는 기분 좋았지만.
청도항의 출국장 입구 앞에는 면세점이 있었다. 중국 입국 당시에는 나오기에 바빠서 몰랐지만 이 때에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산 것이 대나무술로 대나무주라는 것을 대나무통에 담아서 판매하는 것이었다. 가격은 2통을 하나로 묶어서 인민폐 40원이었다. 그동안 중국 특산물로 보이는 것을 산 것이 없기에 하나 샀다. 이상한 엘리스님이 산 옷같은 중국풍 같은 것은 내 눈에 그동안 안들어왔다.(아직도 아쉬워 하는 부분)
여담으로 대나무통은 나한테 굉장한 이익을 주었다. 하나는 맛을 보기 위해 부모님하고 같이 마셨고 하나는 회사의 부회장님께 선물했는 데 나중에 부회장님이 7만원이 넘는 여름용 정장 바지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2,600원 투자해서 7만원이… ^_^
4시 경부터 출국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길게 줄 서서 또 여권에 출국 도장을 찍히는 절차를 거치게 된 것이다. 옆줄에서 비샵님들이 속한 일행들에 무슨 문제가 발생했는 지 탁구님이 가서 해명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좌우간 길고 따분한 이 과정을 거치고 배에 올라 탄 것이 5시경이었다.
이제 중국 청도를 떠나는 것이었다. 비록 중국에서 있었던 시간은 30여 시간밖에 되지 않지만 많은 경험을 한 듯한 새로운 느낌의 순간들이었다. 이제 그곳을 떠나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에 몸을 담게 되었기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깐. 안내방송으로 6시부터 저녁식사라고 하는 데 1시간쯤 남았다고 생각한 순간 나오는 또 다른 안내방송이 선상에서는 한국시간으로 적용되니 한시간 앞당겨 맞추라고 하는 것이었다. 결국 배에 타서 짐 풀르자 마자 또다시 저녁을 먹으라는 소식이었다. 에이…
이제는 이름은 정확히 모르지만 친숙해진 일행들이었기에 여기 저기 모여서 이야기꽃을 많이 피우고 있었다. 중국행의 감흥을 이야기하기도하고, 자신의 경험 이야기도 하고, 한국에서 하는 일에 대해 서로 편하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ego80님과 김연숙님등처럼 빠징코도 경험하기도 하면서 선상세미나 이전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8시 30분정도 되어서 올때와 마찬가지로 300호에서 선상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올 때에는 관물대에서 모포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던 일행들이 이제는 모포 뿐만 아니라 매트리스까지 펼쳐서 깔고 벽에 기대며 편하게 앉았다. 또한 올 때 타고 온 배와 같은 배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바닥에 그 전날의 우리들의 흔적이 남아있기까지 하였다.
이번 선상세미나는 올 때와 달리 이제는 입국절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세관 통과할 때 제출하는 여행자 휴대물품 신고서 작성 요령을 알려주었다. 따이공 체험, 즉 보따리 무역 체험을 위해 농수산물을 가지고 가는 일행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재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양주 1명, 담배 1보루 등은 면세 한도 내의 제품이니 상관 없지만 농수산물은 미리 신고를 해야 하는 품목이므로 그 기재 요령을 알려주었다, 누가? 당연히 탁구님이.
내 경우에는 내가 유일하게 찌모루에서 구입한 품목이 애매하여 사실 기재를 해야하는 항목이 있었으나 안했다.(이거 밝혀지면 나중에 뭔 일 생기는 거 아니겠지. 좌우간 한국으로 잘 가지고 왔다.)
그리고 입국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나서 이번 여행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자리에 술이 없으면 안되는 법, 회식비 5000원씩 걷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국돈으로도 걷었다는 것이다. 나는 중국돈이 상당히 남아있던 터라 인민폐 40원으로 냈다. 물론 다른 여러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였는 지 그러한 일행들도 있었다.
각자의 소감을 이야기하라는 어색한 순간이라도 한번 물꼬가 트면 이야기가 지속되는 법인 지 올 때처럼 게임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많은 시간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스마일님의 제안으로 인해 하게된 롤링페이퍼 시간으로 인해 일행들에게 해준 한마디의 말과 내가 받게된 한마디 한마디가 모인 나를 이야기해준 한장의 쪽지는 새로운 감흥을 주게 한 시간이었다.(아직도 내 프랭클린 다이어리 뒷장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나서 새벽 5시 가까이 계속된 이야기에서 압권은 역시 일행의 어머님이신 조현인님과 그 따님인 papercat님의 이야기였다. 또한 졸면서도 끝까지 않아있다가 새벽 4시 이후 팔팔해진 파란태양님도.
몇몇 분들은 아예 밤을 새셨다고 하지만 나는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그럴 수 없기에 잠시라도 눈을 붙여야했다.(그 압박감은 지난 번 신촌 모임에서 잠깐 이야기했다. 그놈의 스팸 과태료 소명자료 작성…)
안내방송으로 7시부터 식사시간이라는 목소리에 의해 잠을 깨고 뭘 먹었는 지 기억도 가물한 북어국과 계란과 또 단팥이 든 빵등으로 대강 요기하고 정신을 추스리니 한국이 보이기 시작했다.
입국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추가된 이벤트(? 게임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가 있다면 전문 따이공들의 물품을 대신 세관통과를 시켜주는 명목으로 운반비를 받는 것이 있었다.(게임에서 말하는 신규 미션). 핸드백, 양주(발렌타인 고급, 몇년 산인지 까먹었음), 담배, 시계등을 운반해주는 것이었다. 물론 비용을 받고.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10시 경부터 하선하는 과정을 거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하선할 때의 긴 기다림이 생각나서 일찍 가방들고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등의 소용이 없었다. 입국절차는 중국의 경우와 달리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괜히 서두른 셈.
세관을 통과하면 바로 인천 제2 국제 여객 터미널의 입구가 된다. 위의 장소에 모여서 일행들은 그들이 가지고 온 보따리 무역 경험의 마지막 일정을 거쳤다. 바로 판매하는 것!!! 대략 5 ~ 7만원 정도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안다. 투자 대비 고수익(하지만 생업으로 하기에는 부족, 여행의 경험으로 측정한다면 바꿀 수 없는 값비싼 추억)
나는 해당 사항이 없기에 당시의 상황만 캡쳐.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내가 바라지 않은…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데 최종적으로 단결된 행사(예를 들어 점심을 같이 먹는다같은…)를 원했지만 한국에 도착한 일행들의 마음에는 나처럼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압박이 있었는 지 하나 둘 인사를 하면 자리를 떠났다. 물론 나 역시도 그 중 하나.
이렇게 중국 첫 여행은 끝이 났다. 느낀 것도 많고 즐거움도 많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가장 아쉬운 것을 깨닭게 해 준 것은 철저한 준비였다. 물건을 사지 못한 것에 대한 핑계는 댈 수 있지만 진짜 이유는 나에게 물건을 볼 안목이 없다는 것이었고 그것은 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물건을 살려고 덤벼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언어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과 청도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한 이 여행이 나에게 어느만큼의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나는 이번 여행에서 내가 깨달은 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여행의 결과에 대해 다음에는 보다 나은 준비로 떠나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게 하였다는 것으로 이 중국 청도 여행 감상기를 마칠까한다.
[이 게시물은 라이노님에 의해 2008-04-15 18:59:56 여행후기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