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다.

사람이 죽었다.

나는 4층 작은 빌라의 3층에 산다. 301호이다. 한 층에 2개의 호수밖에 없다. 반지하 포함해서 총 10가구가 거주하는 작은 빌라이다.

그런데 그 작은 빌라에 어제 사람이 죽은 일이 생겼다.

저녁 12시 무렵 MBC에서 방영하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전두환의 3S 정책을 보고 있던 중 위층 401호에서 쿵쿵쿵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늦은 시간에 노는 모양이구나 하고 무시하고 TV볼륨을 조금 더 올리고는 보고 있었는 데 나중에는 여자의 악받치는 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제는 부부싸움하는구나 생각했다. 근데 조금 오래 끌었다. 짜증이 밀려와 TV를 끄고 잘려고 했다. 이제는 왠 남자들의 거친 싸움소리마저 들렸다. 정말 부부싸움 크게 하는구나하고 속으로 욕했다.

10여분 넘게 계속 그러니 싸움구경이라는 궁금함에 베란다로 나가 창밖을 쳐다보았다. 순간 무슨 큰 사건이 났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119 앰브란스가 빌라 입구에 서있고 들것을 옮기면서 빌라로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마을 주민들 몇명이서 우리 빌라를 쳐다보이는 것도 보였다. 그 옆에서는 경찰과 왠 청년들이 싸우는 것도 보였다.

경찰과 청년들이 싸우는 것은 아까 들었던 남자들의 싸움소리였던 것 같다. 술 먹고 깽판부리던 무리들을 잡아내기 위해 경찰이 출동했던 모양이다. 헌데 왜 우리 빌라 앞에 119 앰블런스가 있는 지 의문이어서 사태파악을 위해 밖으로 나가보았다.

401호 계단 앞에 경찰과 119응급대원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401호 남편이 죽었다는 것이다. 목매달아서.

이미 죽은 상태이기 때문에 119 앰블런스는 그냥 철수를 했다. 경찰의 사건 감식반이 뒤이어 나타나 401호에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아까 들었던 여자의 악바치는 울음소리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401호 부인과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그들의 친가들이 왔는 지 그들의 울음소리가 밤새 들렸다.

자리에 누워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하는 데 아까 내가 들은 쿵쿵쿵 소리가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아닌 남자의 임종 직전의 소리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유령과 관계된 호러영화도 많이 본 상태인데…

밤새 죽은 401호 남편에 대한 애도와 그 부인과 친가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제대로 잠 수 없었다. 빌라 밖에서 감식반이 사진 찍는 위치로 보건데 남편이 죽은 위치도 내가 잠드는 자리에서 가까운 곳이던데…

지난 주 토요일에도 잠깐 본 401호 남편은 나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몇살 터울의 형님뻘인데 왜 부인과 아이들을 두고 그들 앞에서 자살을 했는 지…

밤새 제대로 잠도 못자고 뒤척이다 출근을 했다. 출근길에 401호를 잠깐 보니 조용한 상태였다. 아마도 집에 아무도 없는 듯.
[이 게시물은 라이노님에 의해 2008-04-15 19:07:3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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