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하며 삽시다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하며 삽시다

월요일 일과 후 저녁에 회의를 했다.

회의라기 보다는 사장의 주선하에 강제적으로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의 매출저하와 과중한 업무로 날까로운 조직 분위기와 짜증을 이겨내기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사장이 어디서 이상한(?) 코칭 수업을 받으면서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직원들의 장점을 20개 이상씩 칭찬하는 것을 하다보니 그 사람에 대해 내가 잘 모르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점을 적으라고 하니까 10개가 넘어가면 머리를 쥐어짜야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무심하게 지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장점보다 단점을 적으라고 했으면 많이 적을 수 있었을까?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한 장점을 칭찬하는 글들을 받아보고는 내가 머리를 쥐어짜며 적은 것 처럼 저들도 그랬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한 대체적으로 칭찬한 장점은 꼼꼼하다, 전문적이다, 부담없다, 논리적이다, 잘 정리한다, 술 잘마신다 였다.

그 외로 재미있는 점은 결혼하지 않았다, 여자없이도 잘 논다, 좋은 것(?)을 공유한다, 나이에 비해 잘 논다, 깔끔한 외모와 성격(?) 이 있었다.

마지막 것은 아무리봐도 머리를 쥐어짜도 나올 게 없으니 한 말 같고 나이에 비해 잘 논다는 아무래도 노래방에서의 내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가 한 노래 하니까.

그런데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과 여자 없이 잘 논다가 장점이라니…

사실 장점들을 20개 이상 열거해서 적었기에 받고나서 읽어보고는 서로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을 말해주지 않은 것도 있고 적어준 장점들은 이상하게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점과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 적혀지지 않았다는 것은 내가 장점이라 생각했던 것을 타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에 속으로 놀랐고 장점이라고 적혀 있지만 사실 단점이라고 봐야하는 것에 놀랐다.

예를 들어 논리적이고 전문적이고 신중하다를 붙여두면 똑똑하지만 결단력과 실행력이 없다는 것이다. 즉, 논리적으로 사업을 분석하고 정리하지만 나서서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칭찬은 일단 좋은 것. 일단 내 장점을 칭찬받았으니 그 장점을 더 부각시켜서 단점을 희석시켜야지. (결혼하지 않았다는 장점은 필히 고쳐야 하지만…)
[이 게시물은 라이노님에 의해 2008-04-15 19:07:3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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