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퇴근할 무렵에는 멀쩡해 보이는 TV였다. 그것을 보면서 누군가는 가져가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내가 가져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오늘 퇴근하면서 그 TV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았다. 헐… 이럴 리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왜냐하면 고물상에 팔 수 있는 폐지나 소형 가전 제품은 그것을 가져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있는 동네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있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 브라운관이 깨져 있었다. 동네 아이나 지나가던 차량이 깨버린 것일 수도 있겠다. 결국 멀쩡해 보이던 TV는 쓰레기가 되었다.
오늘 내 기분이 바로 저 TV였다. 기분 좋게 출근했지만 내 자신을 쓰레기처럼 생각하게 만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정말 많이하게 만든 하루였다.
쓰레기가 된 하루. 내일이라고 뭐가 달라질까하는 생각마저 든 하루. 사람자체가 싫어지는 하루였다.
[이 게시물은 라이노님에 의해 2008-04-15 19:07:3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